나 아닌 너를 위하여 (2017.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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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6-17 11:02 조회4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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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얘기를 많이 하게 된다.
한국에 와서 보니 차는 고급스러워지고 좋아졌는데 운전하는 사람들은 여전하다. 달라진 것 같지 않다.
뻥 뚫린 길이나 차가 밀려서 빽빽한 길이나 많은 차들이 빠른 춤, 느린 춤을 춘다.
시원하게 길이 열린 고속도로에서 자기도 최고 제한속도로 달리면 될 것 같은데 무서울 정도로 달리고 추월한다.
어떤 차들은 차선을 두세 개를 가로질러 곡예 하듯이 차와 차 사이를 사선으로 빠져나가면서 추월하는데 그 속도가 족히 시속 150km 이상은 되어 보인다. 그 모습을 뒤에서 보면 빠르게 춤을 추는 것 같다. 그러다가 얼마 안 가면 방금 전 그 차가 다시 눈에 보인다.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곳에 이르면 있는 힘껏 브레이크를 밟고 엄청난 제동력으로 속도를 줄이기 때문이다. 차가 막히는 상황에서 도로 전체가 느리게 움직이는데 그냥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온다. 도로가 합치는 곳은 끼어들기 차선 끝에서 순서대로 들어오면 좋으련만 중간에서 파고 들어온다. 주행 중에도 앞차와 차간 거리를 두고 가면 조금만 틈이 있어도 파고 들어온다. 양보하면 너나 할 것 없이 비스듬하게 자동차 앞쪽부터 들이밀고 끼어든다. 결국 도로 전체의 흐름이 뒤엉킨다. 거의 전 차선에서 자동차들이 그렇게 느린 춤을 춘다. 혼란스럽다. 무질서하다.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양보해준 뒤차에 대한 고마움도 없이 당연하다. 무례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급한 일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런 운전에 익숙해져 있다. 나와 아내만 놀라지 놀라는 사람도 없다. 누구나 그렇게 운전하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도로에서 버텨낼 수 없다고 생각에 사로잡혀서 다들 그렇게 운전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더욱 의도적으로 정상적인 운전을 하고 차선이 익숙하지 않아 혹 끼어들 때는 아내가 비상등을 켜주면서 뒤차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신사적으로 운전했다.

우리 모두는 인생길을 걸어가고 또 달려가고 있다.
그 길이 어떤 길이든 각자에게는 의미 있고 소중한 길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알아야 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기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지만 인생의 많은 길들은 나 혼자 만의 길이 아닌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고 걸어가는 길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공용과 공익은 무시하고 자기만의 이익에 사로잡혀서 내 길만이 길이라고 여긴다면 그 사람은 인생의 도로에서 자기만의 빠르고 느린 이런저런 춤을 추다가 크고 작은 충돌과 사고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리 신앙생활에서도 각자의 주관과 그에 따른 의지는 매우 중요하지만 나 아닌 너를 포함한 “우리” 또는 “모두”에 대한 섬김의 의식이 없는 개인적 주관은 혹 그것이 탁월하다 할지라도 함께 믿는 사람들에게 의아심과 상처를 줄 수 있다. 개인적 컬러를 버리라는 얘기가 아니다. 나 아닌 다른 컬러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주님의 교회는 단 하나의 색으로 채색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영향력이란 자기만의 색깔 하나를 독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기보다는 여러 색이 어우러져 균형과 조화로움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주님의 교회를 위하여 그 백성들을 위하여 혼자 춤추지 말고 무례하지 말고 무질서하지 말고 또한 무심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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