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한 번 자리를 정하면
절대로 움직이지 않아.
차라리 말라 죽을지라도 말이야.
나도 그런 나무가 되고 싶어.
이 사랑이 돌이킬 수 없는 것일지라도...＂

나만의 시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내 삶이 살아있는 시간은
당신과 함께할 때뿐입니다.

- 김하인의《국화꽃 향기》중에서-

나무는 사시사철 변한다. 철따라 옷을 갈아입는다.
힘없이 바람에 흔들리고 눈비에도 흠뻑 젖는다.
그러나 나무는 결코 자기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처음 자리를 반드시 지킨다.

환경도 바뀌고 사람도 끊임없이 변한다.
그리고 지켜야 할 자리를 떠나서 제 마음 내키는 대로 사는 사람들이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이는 현실을 볼 때 참으로 민망하다.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간다.
처음에는 정말 충성 된 사람 같았으나 오래지 않아 겉의 변질과 함께 믿음의 뿌리까지 뽑히는 사람들.
사람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슬프다.

사람! 
사람이 있는 듯해도 사람이 없다.
사람이 많은 듯해도 정작 사람이 없다.
사람이 그립다. 나무등걸같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이 그립다.
한번 손잡으면 변치 않을 사람이 그립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의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면서도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주는 나무!
그런 뿌리 깊은 나무 같은 사람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