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채찍을 들면서 …(201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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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1-03 12:41 조회7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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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 해의 끝자락에 서서 …
2004년 12월 26일 저녁 한국을 출발했다, 그리고 2014년 12월 27일,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이곳 뉴질랜드 타우랑가에 온 지 꼭 10년째 되는 날이다. 아내와 함께 밖에 나가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었다. 날은 다 똑같은 날이지만 그 날에 의미를 부여하면 그 날은 특별한 날이 되는 것이다. 좌우로 기웃거리지 않고 늘 앞만 보고 달렸다. 내일은 생각하지 않고 오늘만 보고 달려왔다. 그때는 항상 현실이었는데 삶의 궤적을 되 짚어보니 지나온 시간들이 마치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쏜 살같이 지났음을 느끼게 된다. 목사로 부름 받아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하고, 심방, 기도, 전도, 성경공부, 상담, 사람 만나는 것 등 모든 것이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늘 달렸다. 어느 날 눈을 떠 보니 ‘벌써 10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지나온 시간과 사역에 대해 하나의 매듭을 짓고, 이제 다시 또 내일을 위한 시간을 쪼개려고 한다.

늘 사람들 앞에 서야 하고, 말을 하게 되고, 사람들을 이끌어 가야 하는 목회자의 자리는 사람과 사역에 대한 생각으로 늘 머릿속과 마음속이 복잡하다. 내 안의 세계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세계에 도전과 변화를 준다는 것은 마치 전장에 선 군인이 죽음을 늘 등짐처럼 지고 서 있는 것처럼 목회자에게도 평생을 지고 가야 하는 등짐 같은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전과 변화를 준다는 것은 사실 그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가장 설득하기 힘든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먼저 나 자신과 의견 일치를 보아야 무슨 일이든 된다. 내 안의 나와 합의가 이루어져야만 먼저 내 인생의 꿈이 움직이고, 또 누군가의 꿈에 영향력을 끼칠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나 자신을 설득하지 않고 누군가를 설득시킨다는 것은 뽑히지 않는 말뚝을 흔드는 것이고 말장난에 불과할 뿐이다.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에 대한 깊은 묵상과 성찰이 지지부진할 때 나는 시들어버린다. 생각이 많다보니 오히려 생각이 더디고, 때로는 생각이 너무 빠르다보니 오히려 생각이 웃돌게 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한 가지는 있다.
하나님과 주님의 교회 앞에 희망의 증거가 되어야 한다는 영적 결단이다.

2014년 한 해의 끝자락에 나를 다시 벼랑 끝에 세우는 까닭은 희망의 증거가 되기 위함이다. 끝에 서 보지 않으면 절대 앞을 생각할 수도, 나아갈 수도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 벼랑 끝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뜻에 설득당하고(?), 나 자신과 꿈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만 누군가를 설득하고, 그 누구에게도 위축되지 않는 가장 담대하고 가장 강한 힘을 얻게 된다.
오늘도 나는 나에게 채찍을 들었다. 나 스스로에 대해 반복되는 관대함은 결국 내 삶과 사역은 비틀어지고 엉뚱해지고, 속 빈 강정 같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죽는 날까지 나를 믿지 않아야 한다.” 이것은 나의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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