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불공평한 것일까?
물론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지는 환경의 차이는 있지만 타고나지 않은 환경의 차이에 매여 원망하고 탓하는 동안에는 절대로 내가 원치 않는 그 환경을 벗어날 길이 없다. 눈을 들어 보라. 생각해 보라. 우리 인생에 평등하게 주어진 것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냥 다 똑같은 시간 위를 걸으면서 다 똑같이 살아가는 것 같은데 사람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조숙(早熟)하다. 어려서부터 생각이 남다르다. 그러나 그 남다름에 겸손이 함께 동반되지 않으면 너무 일찍 나이가 들게 된다. 너무 일찍 나이가 들면 어줍지 않은 생각에 젖어 큰 사람이 되지 못한다. 너무 일찍 열매가 맺혀 채 다 크지도 않고 익지도 못하고 바닥에 떨어지는 어린 과실처럼 너무 일찍 나이 들어 버린 사람은 세상이나 사람이 우습거나 싱거워 보인다. 삶을 달관한 것 같아도 어리석은 것이다. 반면에 너무 늦게 삶을 깨달아 버린 사람은 그만큼 자신과 누군가를 힘들게 하는 어리석은 사람을 길게 사는 것이다.
중용(中庸)의 도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어중간한 것이 아니다. 중용(中庸)은 ‘일찍’과 ‘늦음’의 중심을 잃지 않는 균형 감각이다.

잡초에 대한 체험은 진짜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뽑아내고, 파내고, weed killer를 뿌려 말려 죽여도 잡초는 계속 돋아난다. 지독스러울 정도의 그 생명력에 경탄이 나올 지경이다. 그런데 화초나 괜찮다고 여기는 것들은 몇 번만 밟고 못 살게 굴어도 그냥 스러지고 모습을 감춘다. 어느 날 화단을 보니 잡초가 꽤나 당당하고 길게 그것도 줄기마다 씨앗을 맺고 화초들 사이에 삐죽삐죽 올라 왔기에 일일이 손으로 뽑았다. 그 씨가 떨어지면 잡초 밭이 되어 버릴 것 같은 염려의 마음이 들어서이다. 우리가 흔히 ‘좋은 것’이라고 하는 것들이 싹이 나고 성장하여 일어서는 데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나쁜 일에 빠져드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거기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 좋은 것일수록 그것을 얻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그것이 버림받지 않고 귀히 여김 받을 만큼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잡초는 아무리 크고 길게 자라도 베어낸다. 뽑는다. 가치가 없기에 버린다.
좋은 것을 얻기 위해 시간을 촌음(寸陰)도 아껴야 한다. 제일 낭비하기 쉬운 것이 시간이고, 낭비한 시간은 내 인생에 현실로 보복해 온다. 그래서 시간을 아낌과 시간에 대한 인내와 그 시간을 열매로 얻기 위한 혼(魂)을 담은 정성과 노력도 필요하다.
좋은 것도 너무 쉽게 얻으면 가벼이 여기기 쉽다. 쉽게 얻을수록 쉽게 잃고 쉽게 무너진다. 좋은 것(좋은 꿈)일수록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