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날마다 새 것에 대한 개발과 갈망으로 시끌벅적하다.
첨단 과학 기술의 발견으로 엄청난 일들을 해내고, 초정밀 의료기기의 등장으로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수술과 치료들을 해 내고 있다. 기업은 신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사람들은 신상품에 대한 기대에 목말라 하다가 그것이 출시됨과 동시에 손에 쥐는 기쁨으로 세상은 북적인다. 사람들 손에 들려진 게임기들을 비롯한 재미있고, 편리한 기능을 가진 테크놀로지의 산물들은 사람들에게 매력을 발산하며 자신이 현대의 자연(?)이라고 말한다. 대부분 도시의 성(城) 안에 사는 사람들은 시골스러운(?), 자연에서 느끼는 정서와 감동이 미약해서 그 부족함의 많은 부분을 기계가 대행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기계문학’, ‘기계정서’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 당연히 인식에서도, 낭만에서도 세대 차이가 난다.

모바일 폰에 저장된 자연의 숲속 알람소리를 들으면서 새벽에 깨어난다. 그러나 깨어보면 멀리서 새벽 닭 우는 소리가 들리고, 방풍림 숲에서 지저귀는 다양한 새들의 합창소리가 들린다. 데크(deck)로 나가 숨을 깊게 들이 마시면 코와 입을 통해 폐 안으로 들어온 신선한 공기가 온 몸을 휘감고 다시 나가면서 몸과 마음이 비로소 눈을 뜬다. 자연이 주는 이른 아침의 상쾌함이다.
깊은 밤에 잔디에 서서 맑은 날 하늘을 보면 너무도 선명해서 금방이라도 얼굴로 쏟아질 것만 같은 별무더기의 은하수가 펼쳐져 있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 문을 열고 나가면 늘 눈에 보이는 큰 나무는 겨우내 잎사귀 하나 없는 앙상한 가지에 가끔 새들만 앉았다 가곤 하더니 이제는 노란 새순이 자꾸 돋고 잎이 점점 커진다. 살아 있는 것은 때가 되면 그 생명을 표현한다.

텃밭을 만들기 위해 건너편 초지(草地) 끝으로 목재를 가지러 갔을 때 한국에서 본 것과 똑같은 꿩, 수컷 장끼였다. 순간 추억의 흥취가 올라왔다. 인기척을 느끼자마자 놀라서 계곡 숲으로 날아간다. 한 번은 아름다운 무늬의 잉꼬 한 쌍을 보았는데 사람의 기척을 느끼고도 쉽게 날아가지 않았다. 그 깃털의 색감이 하도 예뻐서 욕심에 더 가까이 다가가니 푸드덕거리며 방풍림 속으로 날아간다. 지난 월요일(노동절)에는 환한 낮인데 사슴이, 야생 사슴 두 마리가 사택 가까운 곳까지 아무런 두려움 없이 와서 노닐다 내가 나가서 ‘Hello! 사슴’”하고 인사를 하자 화들짝 놀라며 먼 숲으로 도망간다. 다음날 새벽기도를 마치고 나서 창문을 내다보는데 그 놈들이 또 왔다. 펄쩍거리며 신나서 뛴다. 아마도 숲속으로 난 길을 따라 온 모양이다. 자연의 발견에서 얻는 신비함과 기쁨은 신기술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었던 평범한 것의 재발견과 확인에서 얻는 것이다.

신기술에 감탄하고, 시대의 유행을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며 살아야 새로운 것이라 여기지만 진정한 새로움은 영원히 불변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발견이며, 영원한 진리인 말씀과의 만남을 통한 자아의 발견과 깨달음에서 온다.
내가 보는 것, 아는 것, 경험하는 것, 느끼는 모든 것들에 영적 의미를 부여할 때에 우리의 생각과 마음, 삶은 진정 새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