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하지 않은 낯 선 길 (201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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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0-05-16 16:15 조회1,3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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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의 모든 것은 항상 설렘과 두려움으로 시작하게 된다.
어려서는 모든 것이 처음 것이라 호기심이 가득하고, 재미있고, 신기하게 느껴진다. 자신이 느끼지도 못하는 첫 걸음마에서부터 학교에 입학하는 첫 등교, 첫 데이트 등과 같은 처음으로 겪는 경험들은 설렘이 더 많다. 물론 그때는 내 곁에서 눈길을 떼지 않고 손을 가까이에 대며 돌보는 부모와 어른들이 있기에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새로운 것을 선택하고 그 길을 간다는 것은 설렘보다 주저함과 두려움이 앞선다. 왜냐하면 인생의 불확실성과 불투명함을 직간접으로 경험해 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선택으로 인해 우리는 오늘 뉴질랜드라는 낯 선 길을 걷고 있다. 혹, 길을 잘못 들지나 않을까 두렵고, 지금까지 안전하게 걸어온 길을 뒤로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 길만 잘못 들어도 당황스럽고, 마음과 몸이 급한데 인생길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새로운 길에서는 조급해지기 쉽다.
뉴질랜드의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잘 적응할지, 언제 영어가 들리고, 말하고, 자연스러울지에 대한 조급 함들이 있다. 특히 내 자녀를 누군가와 비교하기 시작하면 마음은 더 급하고 삶의 즐거움들이 반감된다. 조국을 떠나 제2의 인생길에 들어선 많은 사람들도 마음이 여유롭고 느긋하지만은 않다. 영어권에 대한 언어의 부담, 직장, 영주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사는 것, 자녀의 문제 등등 많은 낯섦 들이 우리 앞에 산재해 있다.

하지만 낯선 길을 지나고 때로 헤맨다는 것은 반드시 인생의 괴로움과 번민은 아니다. 너무도 잘 아는 길에 익숙해진 나머지 우리의 마음과 생각, 그리고 삶의 행보는 매우 좁아져 있기 때문에 낯 선 길이 즐거움이 되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오히려 낯 선 길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넓어지고, 깊어지고 생각지도 않은 하나님의 은혜와 친절한 사람들의 손길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어려서 부모님과 어른들의 세심한 사랑과 관심 속에 새로운 길에 대한 부담과 염려를 접어놓았듯이 오늘 내 부모님과 어른들보다 더 세밀한 사랑과 은총으로 우리를 돌보시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의식하면 우리의 낯 선 길이 결코 외롭거나 두렵지 않다.
떠나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 그것이 낯 선 길에 서 있는 것의 즐거움이다.
뉴질랜드의 낯선 길을 헤매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깊이를 하나님과 함께 누리는 사람은 슬픔 속에도 기쁨이, 낙심 속에도 소망이 함께 있다.
사실 우리 하루하루가 늘 첫 경험의 여행과 같이 아침에 눈을 뜨면 설렘도 있고, 두려움도 함께 다가온다. 그러나 하나님을 인하여 두려움보다는 설렘으로, 조급함보다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오늘의 첫 경험도 참 유익하고 즐거울 것’ 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날 하루의 여행길에 오르면 하루하루가 은총이고, 모든 것이 행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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