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생각의 길 산책 (201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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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0-04-11 18:35 조회1,3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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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넓게 한 바퀴 도는 산책길에도 의외로 많은 영감과 사색이 있다.
내가 밟고 걷는 땅에서 올라오는 땅의 기운이 발끝을 타고 온 몸에 전달되고, 자연의 싱그러움과 푸른 하늘, 선명한 구름 모양이 밝게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사람 발소리에 화들짝 놀라 푸드덕거리며 날아가는 산새들의 모습이 보이고, 산들바람에 살랑거리는 숲의 기지개가 노랫소리로 귀에 들려오고, 걷는 동안 몸 안으로 유입되는 신선한 산소들이 폐를 벅차게 하고, 몸 안에서 요동치면 유산소 운동으로 땀이 나고 노폐물들이 배출된다. 그 뿐인가, 산책을 마친 이후에 오는 상쾌함, 특히 몸을 흥건히 적신 땀의 흔적들과 노폐물들을 샤워로 씻어내면 몸이 가벼워지고 개운해지는 것이 사람을 아주 기분 좋게 한다.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한 바퀴 도는 내면의 산책도 정신의 상쾌함과 영혼의 자유를 느낄 수 있게 할 것이다.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는 것에만 집중하던 삶에서 내면의 세계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마음과 삶의 속도를 줄이고 내면을 정리해야만 한다. 운전 중에 도로 위에서 앞의 차량을 추월할 때는 일반적으로 20km 이상의 속도를 더 내야 앞차를 추월할 수 있다. 남들보다 앞서야 하고, 적어도 남들만큼은 달려야 한다는 중압감은 우리 모두를 좁고 편협하게 만든다. 항상 달리고, 항상 추월하는 것에 익숙해진 인생주행 습관 때문에 마음과 삶의 피로를 쉽게 느끼고, 남도 배려할 줄 모르는 대단히 이기적인 모습으로 변질된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모른다. 자기 인생의 길에 대해, 삶의 방식에 대해, 자기의 의식구조에 대해 간헐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은 있었지만 깊이, 그리고 세밀히 살펴볼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자신을 다 안다고 하는 것도 모순이지만 또한 자신을 모른다는 것도 어리석음이다. 자신을 모른다는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신도 상처 받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픔과 상처와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차에서 내려 내면의 길을 걸어라. 걷다 보면 넓고 빛이 환하게 드는 길에서부터 좁고 험하고 빛이 잘 들지 않은 어두침침한 길도 걷게 될 것이다. 삶의 속도를 줄이고 내면의 산책을 하면 이전에 모르던 것들, 안 보이던 것들 안 들리던 것들,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살던 자신의 세계와 다른 사람의 세계를 깨닫게 될 것이다.

국가와 인간사회가 짜 놓은 시스템과 규범에 맞춰서 달리지 않으면 마치 도태되는 것처럼 여겼던 의식들에서 내려야 한다. 부모의 의식세계가 곧 자녀의 의식세계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부모를 통해 아이가 보이고, 아이를 통해 부모가 보인다. 속사람의 산책을 하지 않는 사람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모든 것만이 목표와 즐거움이 된다. 어려서부터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 결혼, 자녀 출산, 양육과 교육, 삶의 고단함 등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자동화 된 통념적 틀에 거부하지 못하고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결국 기계적 사고와 무동력적 삶의 양태들이 우리의 정신과 몸에 익숙해져 있다. 돈이 있고, 시간이 있어도 여유가 없어 보인다, 여유가 없다는 것은 삶의 내용이 풍요롭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질랜드의 자연환경은 최소한의 인위적 손길만을 허용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기 때문에 보고 즐길 것이 많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 보다 가치 있는 사람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연 속에서의 다양한 활동이나 관광의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모든 것은 생각에 있다.
  인간이 인간인 것은 생각, 즉 사유(思惟)할 줄 알기에 인간인 것이다. 나름대로 목적한 바가 있겠지만 조금 속도를 늦추고 인생의 참된 여유와 자유를 얻기 위해서 자기 마음과 생각의 길을 걸으면서 생각하고, 내면의 세계의 길들을 정리 정돈해야 한다. 그 산책에서 너무 좁은 길은 넓히고, 너무 높아진 것은 낮추고, 너무 위축되어 바닥에 가라앉은 것은 용기를 불어넣어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자기 내면에서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하면 결국 현실에 들려오는 소리만을 듣고 삶을 확립해 나갈 수밖에 없다. 그건 불안하지 않은가?
내면세계의 질서가 곧 현실세계의 질서와 승리에로 이어진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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