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또는 드라마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을 보면 재미는 다를 수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대부분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뻔한 스토리에 식상해하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 인생은 뻔한 스토리 위에 서 있다.
사람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두려고 하고, 그 차별성에 따라 사람들은 우월해지기도 하고 열등감에 빠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꾸기는 사랑을 해도 남들과는 다른 아주 특별하고 독특한 사랑을 원한다. 남들이 해 보지 못한, 남들이 가져보지 못한, 남들이 느껴보지 못한 특별한 시간과 감정을 탐미하지만 사랑은 내가 바라는 대로 찾아오지 않는다. 세상은 특별한 것보다 너무도 상식적인 것들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을 수 있다면 인생의 현실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사랑도 뻔한 게 좋다. 만나서 좋고, 서로를 위해 배려하고, 때에 따라서 작은 이벤트도 마련해주고, 웃어주고, 화해하고, 항상 뜨거운 열정으로 대하기보다는 상대에 대해 인내가 더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것을 참 뒤늦게 알게 된다.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습관적인 종교생활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신체가 크고 마음과 생각 그리고 인생이 크는 것처럼 믿음도 자라고 깊어진다. 처음 믿음의 뿌리를 내릴 때는 힘이 들지만 뿌리만 내려지면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자란다. 깊어진다. 넓어진다. 믿음이 자라는 길은 반복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읽고, 외우고, 그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뻔한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기도란, 그저 화려한 문장의 나열이 아니다. 기도란 마음과 삶이 없는 내용을 읊조리는 것이 아니다. 기도는 영혼의 샘에서 퍼 올린 우물물이다. 그래서 참된 기도는 진실함, 절실함, 간절함, 겸손함이 배어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탐닉하지 않고, 기도에 목마르지 않고 나를 향한, 그리고 내 인생의 꿈과 목표들을 지시하시고 구체적으로 방법들을 가르쳐주시는 하나님의 뜻을 알겠는가? 예배를 통해 자신을 하나님 앞에 산 제물로 드리는 훈련과 경험이 없는 사람이 하나님을 경외(敬畏)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믿음이 자라려면 은혜를 받아야 한다. 은혜를 받는다는 것은 마음에 도전과 감동, 그리고 결단의 의지가 일어남을 의미한다. 말씀과 기도, 그리고 예배라는 너무도 뻔한 영성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은혜도 받고, 믿음도 자라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되어져 가는 것이다. 뻔한 것은 기초이다. 단순함이다. 그러나 그 뻔한 것이 일상으로 체득되어질 때 능력이 된다.
뻔한 것이라 해서 가볍거나 값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뻔한 것 속에 정말 큰 것이 숨어 있다.
날마다 먹는 뻔 한 음식에 최고의 ‘웰빙’이 있고, 수없이 반복되는 뻔한 일에 진정한 성공이 있으며, 지나가듯 던지는 뻔한 말에 진짜 속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신앙생활이 뻔해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뻔한 것, 즉 말씀과 기도, 예배를 반복하고 집중할 때 성령은 역사하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뻔하다고 말하는 그것이 자기 안에 당연한 것으로 자리매김할 때 놀랍고 신선한 능력이 나온다.